본문 바로가기

새소식

[17차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 소식] 아만다: 그들에게 미래는 없다

한국에서 핵발전과 FTA로 복잡할 시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UNFCCC COP17)가 열리고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 2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유엔 주관의 국제회의가 올해로 17돌을 맞았습니다. 1992년 리우 회의로 탄생한 유엔기후변화협약이 그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번 회의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선진국들이 온실가스를 의무적으로 감축하기로 체결한 교토의정서의 만료를 앞두고 서둘러 새로운 협약을 체결해야 하는 마지막 해라서 무척 중요합니다. 그러나 2013년부터 실행할 새로운 감축방안을 논의하기에는 이미 몇 년을 허비해 버려 더반 총회에 대한 기대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 세계 기후정의 진영에서는 지구와 민중을 외면하고 자본과 권력을 대변하는 유엔 체제를 거부해야 한다는 흐름이 강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교토의정서 역시 기후를 안정화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한 목표를 설정했고 감축 수단마저 탄소거래와 같은 시장 기반의 메커니즘을 도입한 합의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를 막을 유일한 국제적 약속이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12월 3일 국제 공동행동의 날, 약 1,2000명의 더반 민중과 전 세계 활동가들이 모여 기후정의, 반핵, 녹색일자리를 외쳤습니다. 남아공의 왁자지껄 춤과 노래로 우리는 정신줄을 놨습니다.
 

그러나 몇 년 동안 기후변화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선진국의 책임 회피로 인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더 이상 그들에게 우리의 터전과 삶을 맡길 수 없다는 판단으로 ‘OCCUPY COP17’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지구와 인류를 걸고 도박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없는 노릇이니 말입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코펜하겐과 칸쿤 총회에 이어 이곳 더반에서 기후정의운동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녹색분칠에 불과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제적으로 홍보하면서 내년에 당사국 총회(COP18)를 유치하려고 설치고 다녔지만, 결국 카타르에게 양보(?)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한국의 녹색성장을 포함한 녹색자본주의로는 생태위기를 비롯해서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총체적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12월 3일 국제 공동행동의 날, 더반 시내에서 행진 도중에 녹색당 현수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범상치 않은 현수막에 사진 세례 좀 받았습니다. 


뚜렷한 회의 결과가 도출되지 않고 있어 아쉽게도 한국 언론에 총회 소식이 충실히 전달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제 남은 1주일 동안 우리는 기후정의를 실현하고 생태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작은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한국 사회와 남아공 사회는 다른 점도 많지만 닮은 점도 많습니다. 녹색당이 한국의 녹색당이면서 동시에 남아공의 녹색당이며 나아가 전 세계의 녹색당이 되길 바라며 이렇게 외쳐봅니다. 아만다!(Amandla!-‘민중에게 권력’을 뜻하는 토착 언어)



* 크와줄루 나탈(KwaZulu-Natal) 대학에 마련된 민중 공간(People's Space)에 녹색당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 이정필, 조보영(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녹색당 발기인)